도화원에서 놀고 있는 이유


요즘은 예술계뿐만 아니라 다양한 영역에서 작가들의 콜라보레이션이 이루어지고 있다. 세계적인 브랜드와 유명한 예술가들이 만들어내는 작품은 신선한 충격을 주기도 한다. 하지만 이 중에는 어느 한쪽의 일방적인 지시와 프로세스를 바탕으로 진행되는 일도 있다. 거대한 자본이 있기에 가능하며 막대한 이익을 남길 수 있도록 구조화된 것이다. 도화원은 어떤가?
“우리는 모든 과정을 함께 해요. 두 작가가 한 작품을 만드는 것이죠. 마치 두 명의 가수가 듀엣곡을 부르는 것과 같다고 할까요.”
도화원의 작업을 정의하는 그들의 말처럼 예술가들이 행하는 합작의 중요한 가치는 교감이며 교류에서 오는 것이다. 그러한 것들이 빠져있는 결과물에서 볼 수 있는 건 그럴듯한 허물밖에 없다. 세계적으로 유명한 두 소설가를 모셔놓았더니, 한 시간 내내 먼저 말 거는 이가 없었다는 일화는 많은 것을 생각나게 한다. 그만큼 예술의 영역에서 인간적인 교류를 바탕으로 한 합작은 쉽지 않다는 뜻이다.
도화원의 작가들은 자신들과 같이 협업을 하는 후배들이 많아지기를 기대한다. 이는 단지 침체된 미술시장에 활력을 불어넣는 일만은 아닐 것이다. 예술의 본령 중 하나는 경계를 허무는 것이 아닌가. 인식의 경계, 사고의 경계, 그리고 삶의 경계를. 많은 사람이 꾸는 꿈은 실현될 확률이 높다. 네 작가의 꿈은 개인을 넘어 우리 사회가 추구하는 지향점과 떼려야 뗄 수 없다. 예술사의 획을 그은 문화운동들도 작은 공방에서 시작한 예가 있듯이 언젠가 이들 네 작가의 실험적인 활동에 많은 예술가가 참여해 우리 사회에 잔잔한 파문을 일으켰으면 좋겠다. 그들이 멈추지 않고 도화원에서 놀고 있는 이유다.
 
권희대(서울디자인재단 디자인출판팀장)